Museum of Fine Arts, Boston

지난주말에 겸사겸사로 보스턴에 들렀다. 3년만의 방문.

토요일 하루 시간이 비어서, 원래는 시내를 걸어다니면서 구경하려고 했는데, 날씨가 영 궂은 관계로 계획을 바꾸어 실내에서 그림을 감상할 작정으로 MFA로 갔다.



미술관으로 가는 초록색 전차. 고담시의 끔찍한 지하철에 익숙해져서인지, 역이 깨끗한 것이 약간 처음에는 약간 어색했다.



Sargent의 The Daughters of Edward Darley Boit라는 그림. 웬디수녀의 미술관 탐방기에서 본 기억이 났다.
네명의 딸들이 각자 개성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는 하는데 (큰딸은 사춘기인지 그늘에 숨었고, 둘째딸은 달래기라도 하듯 그늘에 숨은 언니 손을 잡아끌고 있다) 서로 별로 친밀한 느낌이 안들고 왠지모르게 섬뜩한 느낌이 들었다.



조각상은 'Eternal Springtime'이라는 로댕의 작품이고 배경에 보이는 그림은 Renoir의 'Dances at Bougival'이라는 작품이다. 일부러 이렇게 배치한 것인지는 모르겠는데, 두 작품이 서로 비슷한 주제와 구도를 가지고 있어서 잘 어울렸다.




Gainsborough의 'Haymaker and Sleeping Girl'.
중학교 국어시간에 배운 알퐁스 도데의 '별'이라는 작품을 연상시켰다.
당시 우리학교는 남녀공학이지만 합반이 아니라 분반이었다. 해마다 이 소설을 배울때면 수많은 남학생들이 이름과 얼굴 외에는 거의 아는바가 없는 'X반의 YYY'를 스테파네트에 이입시켜 멍하니 넋놓고 있어서 수업진행이 안된다고 푸념하시던 국어선생님이 기억난다. ㅎㅎ
(여담이지만, 남녀공학분반은 정말 누구 머리에서 나왔는지는 몰라도 최악의 제도였다.)




Van Dyck의 성야고보 그림. 강렬한 붉은색 옷이 마음에 들었다.




내가 좋아라하는 El Greco의 그림이 여기에도 있었다. 이건 성 카타리나를 그린 그림.
솔직히 이 그림은 Met나 Frick에서 본 것만 못해서 좀 아쉬웠다.




15세기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진 도자기 부조.
예수그리스도의 탄생을 묘사한 작품인데, 특이한 것은 윗부분에 천사들이 Gloria in excelsis deo (하늘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이라는 대영광송의 첫부분을 적은 악보를 들고 있다는 점이다. 15세기판 멀티미디어 아트라고나 할까? ^^





멕시코 판화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는데, 40년대 작품인 이들은 80년대 우리나라 민중판화와도 비슷했다.


아쉽게도 미술관의 절반정도를 차지하는 American Wing이 내부 공사중이라서 내년 가을까지 문을닫았고, 네덜란드 화가들의 갤러리도 문을 닫아서 그들의 작품을 볼 수가 없었다. 그리고 조명이 대체로 상당히 어두워서 제대로 나온 사진이 얼마 없다는것도 아쉽고.

실은 친구에게 빌린 MIT학생증을 주머니 속에서 만지작거리면서 고민하다가 (MIT학생은 무료입장) 그냥 17달러를 내고 표를 사서 들어갔는데 나름 그 값을 한 것 같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MFA만큼만 조용했다면, 정말 자주 갈텐데...라는 생각이 잠깐 들었으나, 그걸 바라는건 너무 배부른 소리인 것 같아서 얼른 떨쳐버렸다. ㅎ

by monocell | 2009/10/13 13:43 | 아름다운 것들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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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아람 at 2009/10/13 14:50
배부른 소리여. 대전에 MOMA 하나 지어주면 참 좋을텐데 ㅠㅠ
Commented by monocell at 2009/10/14 03:06
배가 불러터졌지... ㅎ
Commented by lostnfound at 2009/10/13 23:46
이사벨라 가드너 뮤지엄도 참 좋아하는데.. 비오는 날 갔다가 중앙 정원에 비내리는 모습은 한참 보고 있었던 생각이 나네.
Commented by monocell at 2009/10/14 03:08
그 미술관은 처음 들어보네. 다음에 기회가 되면 가봐야겠다.
Commented by 에바 at 2009/10/15 00:05
저도 읽으면서 가드너 뮤지움 생각했는데, 역시 로슷님께서 써 주셨군요. 엠에프에이 가까이 있습니다.
실례인진 모르나 학생증 쓰지 않고 돈 내셨다는 게 얼마나 귀여우신지... ^.^
근데 더치 갤러리가 문을 닫았다니, 고흐는 못보셨나봅니다 :-(
포그Fogg에는 가 보셨는지요?
Commented by monocell at 2009/10/15 12:44
하바드 뮤지엄 좋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이번에는 하루밖에 시간이 없어서 못가봤고요, 아마 다음번에나...
돈내고 들어간건 뭐 예술작품은 값을 치르고 봐야겠다...는 그런 거창한건 전혀 아니고요, 학생증의 주인과 제가 별로 안닮았기때문에... ㅎㅎ 귀엽다는 말은 정말 오랫만에 들어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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