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 Greco - 성전의 정화

El Greco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화가 중 한 명이다.

사실 작년까지만 해도 이 사람을 전혀 모르다가,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처음 알게 되었다. 이 사람의 그림을 처음 보았을 때엔 19세기나 20세기 사람인 줄 알았을 정도로 아는게 없었으니까.

그런데 얼마전에 이 사람의 그림을 하나 더 접하게 되었다.
4복음서에 모두 등장하는 유명한 '성전의 정화'사건을 다룬 그림이다.



이번에는 보는 순간 El Greco 작품이라는걸 알 수 있었다. 예수그리스도의 옷 색깔이며, 주변 사람들의 특이한 자세 등이 다른 그림에서 본 것과 비슷했기 때문이다.

이 그림에서 내 눈을 잡아끈 것은, 예수그리스도의 강렬한 눈빛과 역동적인 동작이었다. 복음서에서 예수의 '분노'가 강하게 드러나는 거의 유일한 장면이니 그렇게 표현하는 것이 당연한 것 같다만, 사실 이런 과격한 예수의 모습은 약간 낯설다.
인간의 고통에 공감하여 기적을 베풀고, 사랑과 용서를 부르짖다가, 속죄양으로 수난하는 '착한' 예수의 모습에만 우리가 너무 익숙해진 건 아닐까?

이같은 남성적이고 격렬한 모습 또한 예수그리스도의 한 부분이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멋있잖아!
엘 그레코 역시 이 장면에 등장하는 예수의 모습에 강한 매력을 느꼈던 것 같다. 같은 주제로 총 4장이나 되는 그림을 남겼으니까.
4장 중에서 나는 맨 위에 그림이 가장 좋다. 무엇보다도 저 결의에 찬 강렬한 눈빛이.... 그리고 저 빛나는 자주색 옷색깔도.








이 4장의 그림을 한 군데 모아놓고 보니까, 화가의 화풍이 시간에 따라 변해가는 것이 눈에 확 들어오네. 이런 재미에 그림보러들 다니나보다...

by monocell | 2009/03/05 13:45 | 아름다운 것들 | 트랙백(1) | 핑백(1)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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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Home away fr.. at 2009/03/16 09:42

제목 : 성전의 정화 - 요한복음
El Greco - 성전의 정화라는 글을 쓴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오늘 복음에 바로 이 장면이 등장하였다. (요한 2,13-25) 13 유다인들의 파스카 축제가 가까워지자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에 올라가셨다. 14 그리고 성전에 소와 양과 비둘기를 파는 자들과 환전꾼들이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15 끈으로 채찍을 만드시어 양과 소와 함께 그들을 모두 성전에서 쫓아내셨다. 또 환전상들의 돈을 쏟아 버리시고, 탁자들을 엎어 버리......more

Linked at Home away from h.. at 2009/05/04 06:52

... 그러나 현대의 남자들이 주목할 것은 기존의 억압과 부조리에 맞서 약자를 위해 몸을 던진 투사(warrior)로서의 예수그리스도의 모습일 것이다. 아마 내가 엘 그레코의 그림에서 강렬한 감동을 받은 것은 그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그러한 모습이 오늘 복음에서도 등장한다. 예수그리스도가 보여주는 진정한 목자(혹은 내가 본 진정한 남자다움의 표상)로서의 ... more

Commented by lostnfound at 2009/03/05 14:57
그래서 시대순으로 전시한 거 재밌어. 전에 모네가 노르망디 지역에서 그린 그림만 모아서 시대순으로 전시한 거 봤었는데 정말 재밌었어. 그런가하면 동시대에 교류했던 사람들 그림 같이 전시해놓고 어떻게 영향을 미쳤나 보여주는 것도 재밌지. 공짜 입장될때 많이 보라구. 부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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